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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쳐드 소울즈 - 아고니스테스







천지창조의 숨겨진 일면 -「아고니스테스」

「내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적들의 공포」



-1-

그는 인간의 살점을 변형시키는 자이자 괴물을 창조하는 자이다. 애원자들이 고통을 갈망하며 변형에 대한 거대한 허기 -변형에 수반되는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면서도- 를 이루기 위해 그를 찾아오면, 그는 그들의 소원을 이루어 준다. 그들은 그의 손에 의해 일그러진 미의 조형물이 된다. 그들의 육체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독특한 형태로 재창조된다. 지난 세월동안 이 생물체는 실로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워졌지만, 우리는 그가 처음으로 받은 이름인 아고니스테스라 부를 것이다.

그와의 만남을 원하는 자들이 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보통은「불타오르는 지역」, 불모지라 불리우는 곳에서 그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때때로 절망이 희망과 사랑에 대한 모든 믿음을 봉인한 우리 도시 의 「불타오르는 지역」 에서 그를 찾을 수 있다.그는 조용히 행동한다. 그의 출현은 단지 미진한 뜬소문 정도이므로, 매우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는 주로「불타오르는 지역」에서 애원자들을 기다린다.

애원자가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에는 결코 강압적인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원자가 동의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최소한의 잔혹도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그들이 그 후에「예」 라고 대답하여 일단 일이 시작되게 되면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애원자들은 즉시 죽음을 맞이해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기를 애걸한다.

그들은 칼질과 불질로 가해지는 끔찍한 수술에 직면한 후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울부짖게 된다. 그러나 아고니스테스의 마음을 흔들어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게 만든 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가롯 유다였다.그는 아고니스테스가 처참하게 나무에 메달자 강렬히 발버둥쳤던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했던 12사도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비명과 신음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을 마친 후, 때때로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면 두번째 수술을 위해 며칠 후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종종 아고니스테스가 애원자들에게 고통에 대한 작은 보답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것은 세상의 공용어로 불러지는 자장가 혹은 고통을 달래는 노래이다.

그리고 만약 그가 애원자들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경우엔 아고니스테스는 은으로 된 가장 좋은 칼로 자신의 머리의 부드러운 살점이나 입술을 잘라 그들에게 먹인다. 전설에 따르면, 아고니스테스의 살점보다 기운을 복돋어주는 최상의 음식은 없었다. 아고니스테스는 애원자들의 혀를 자르므로서 그들에게 영원히 지속될 공포를 잊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을 천국의 고요함 속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나서 그의 고객들이 진정되면 아고니스테스는 그의 일을 계속한다. 자르고,비골을 제거하고,태우고,상처를 소작하고,벌리고,비틀고,바꾸어 끼우면서.
때때로 그는 애원자들에게 거울을 보여주어 그들이 얼마나 정상적인 모습에서 변형되었는가를 감상하게 한다. 혹은 아고니스테스가 그들에게 결과가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하게 되면, 몽롱한 고통속에서도 애원자들은 자신들이 어떤 형태로 변형되었는지 어렴풋이 상상하게 된다.


-2-

아고니스테스가 이룬 업적은 예술이다.

그는 이것을 최초의 예술이라고 믿었다. 새로운 살점들을 만드는 것이 신이 생명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고니스테스는 신을 믿었다. 그는 밤낮으로 기도했다. 그처럼 많은 비관자들이 굶주린 귀족들과 함께 그를 찾아와 끔찍한 모습으로 변형시켜 주기를 애걸하는 행위가 만연한 이 도시에 대해 신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분명히 신은 아고니스테스가 하는 일에 제재를 가하는 것 같진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지구상에 나타난 2,500년 동안 그가 신성한 예술이라고 부르는 일들을 하는 동안에 그의 신변에는 아무런 해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백하게 그는 번영하고 있었다.

아고니스테스의 고객이 되었던 사람들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처형을 허가한 로마의 총독 폰티어스 빌라도와 같이 우리의 역사속의 중요한 인물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었다. 그는 권세가와 깡패, 실패한 배우와 건축가 -남편의 불륜을 알아차리고 간통자를 응징하기 위해 변형을 원하던 여인, 여선생과 향수 가게 점원, 동물조련사와 숯장이를 변형시켰다. 강한 힘을 지닌 사람과 하찮은 사람, 귀족과 천민. 그들이 거짓없는 애원을 할수록, 그들의 기원이 순수할수록, 아고니스테스는 그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고니스테스, 그는 누구인가? 예술가 혹은 사도에게 심취한 자, 인간의 뼈와 살을 바꾸는 자?
아무도 그의 진정한 실체를 모른다. 바티칸 도서관에는 17세기 중반의 카디날 게일레마에 의해 쓰여진 「신의 광기에 대한 논문」이라는 이단 서적이 있다. 그 책에서 게일레마는 창세기에 기술된 세계의 창조에 관한 부분 중 여러 부분이 잘못되었으며 그에 대한 증거 중 하나가 여기 있다고 하였다. 게일레마가 주장하길 창세기의 7번째 날 신은 쉬지 않았다. 그는 창조물들의 아름다움에 황홀해하며 계속 작업을 하였다. 소진한 상태에서 그가 창조해낸 것은 낙원에 살 수 있을 법한 완벽한 것이 아니었다. 하루가 지나자 창조의 영광에 대한 혼란스러움 때문에, 그는 아름다웠던 그의 창조물들을 추하게 바꾸었다. 악마. 이것은 처음 6일째 그가 만들려고 했던 완벽한 아름다움의 창조물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었다.

여호와가 만든 창조물 중의 하나가 아고니스테스라고 카디날은 언급했다. 이것이 아고니스테스가 천국에 있는 신에게 기도하는 이유이다. 카디날 게일레마에 따르면, 최소한 아고니스테스도 신의 창조물 중의 하나였다.

그러면 신에 대한 '아고니스테스'의 왜곡된 충성심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지난 수세기 동안, 그가 무력함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수없이 많은 기도자들에 대한 유일한 대답을 한 것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마다 내용이 약간씩 바뀌긴 하였지만, 그 원본은 항상 같았다.

「오, 아고니스테스. 어둠의 해방자는 나를 적들의 악몽 속으로 몰아 넣었소
나의 살점을 그들에게 공포를 선사하도록 산산조각 내 주시오
나의 뼈를 갈아 그들의 죽음을 알리는 종으로 만들어 주시오
나에게 노래를, 절망의 노래를. 그들이 깨어나서 침대 위에서 노래하는 나를 발견할수 있도록
나를 파괴하시오, 나를 망가뜨리시오, 나를 변형시키시오
그리고 만약, 아고니스테스 당신이 이를 할 수 없다면 나를 배설물로 만들어 버리시오. 그 무엇보다도 하찮은 존제로
내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적들의 공포 뿐


선택은 주인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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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쳐드 소울즈는 국내에는 헬레이저의 감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소설가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이다. 사실 바커의 작품은 피의 책 이외엔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인지도는 극히 낮아서 현제 절판된 도서이다. 피의 책은 "한밤의 식육열차(midnight Meat Train)"과 후편 요괴 렉스로 나누어져서 출판되었다. 말하자면 1,2권이 나온 셈인데, 해외에센 3,4권도 발행되어 있다. 영문이라서 구입하려면 아마존을 통해야만 할 듯.

바커는 공인된 게이이다. 그는 영국 리버풀 출신이며 젊었을 때 극단에 들어가 시나리오와 연기를 연마했다. 극단에서 쌓은 경험이 그의 영화 연출에 상당히 도움이 된 듯하다. 바커는 어둠고 우중충한 분위기의 호러소설을 이후 써서 발표했는데, 대체적으로 고딕 호러에 속하며 세간으로부터 상당한 찬사를 받았다. 피의 책이 영국 환상문학상을 받으면서 그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뛰어난 문장력과 구성은 아니었지만 독특한 상상력과 작품 밑바닥에 깔려있는 음울한 메세지가 독자들에게 매력적이었던 것. 스티븐 킹은 그를 호러소설의 미래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바커가 소설가 이외에 영화감독을 맡게 된 이유는 바로 소설의 영화화 때문이었다. 국내에선 "악마의 마력"이라고 출시된 작품과 미출시작 "transmutation"의 영상이 기대 이하였으며 오히려 그의 소설을 깎아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악마의 마력은 오래된 국내 비디오 대여점에서 구할 수 있다.

어쨌든간 바커는 자신이 직접 영화를 만들겠다며 영화계로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 찍은 영화은 헬레이저였다. Hellbound Heart라는 소설을 모태로 만든 작품이었다. 헬바운드라는 부제는 토니 렌들 감독의 [헬레이저 2]에서 재활용되기도 한다. 헬레이저의 촬영기법과 장면 구성은 지극히 실험적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게 장점이 되어, 그가 만들어낸 "현실과 밀접하지만 동떨어진 판타지"라는 느낌을 강하게 살려 주었다. 호러 팬들은 헬레이저에 열광했다. 극중 등장인물이자 바커의 친구 더그 브레들리가 분한 "핀헤드(Pinhead)"와 "수도사(Cenobite)"들은 여태껏 보지 못한 특이하고 무시무시한 외모를 하고 있어 진부한 분장의 호러 캐릭터들에 질린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헬레이저는 4편까지 바커가 직접 참가했다. 그 이후의 속편은 앞서 만들어진 영화처럼 차즘 망가저 가기 시작해 외면을 받았다. 아이러니컬한 일. 헬레이저에 관해선 조만간 말할 기회가 올 것이다.

바커는 이후 안정된 촬영기법으로 "캔디맨", "나이트브리드"를 영화화했다. 그는 "일루션"이후로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내버려두었던 자신의 본업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아바라트]와 [시간의 도둑]을 썼고, 또 게임 제작자로 활동해 "언다잉"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 피규어의 명가인 멕팔레인사와 계약하여 자신이 디자인한 캐릭터들을 상품으로 만들어 팔았다. 그것이 고통받는 영혼들(Tortured Souls)이다.클라이브 바커는 각 캐릭터들마나 작은 파트를 만들어 소책자를 끼워넣었다. 그래서 토쳐드 소울즈란 소설은 각각의 부제-아고니스테스,사이드 매스터,루시디크,탈리삭,베날 아나토미카,몽그로이드-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나는 바커가 가진 가장 큰 재능이란 시각적 효과의 창출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디자인한 것들-그는 매우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이다-은 대부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형태를 띄고 있으며 잊혀지기 어려운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가 헬레이저에서 시도한 연출은 매우 자학적이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중세에나 볼법할듯한 고문기구를 자신의 몸에 달고 다닌다. 수도사들은 철저하게 금욕적이며 치렁치렁한 망토의 검은 제복을 착용한다.그들은 타인에게 고통의 미학과 쾌락에 대해 설명한다. 클라이브 바커의 캐릭터들은 끔찍하고 잔인하다. 그가 전념하고 또 계속하고 있는 [고통]은 결과적으로 [공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에 그가 가진 소설적 재능은 간단하다. 딱딱하고 정돈된 현실에 섹스와 초현실, 그리고 극단적인 폭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의 판타지란 앞서 말했듯 "현실과 밀접하면서도 동떨어진 판타지"이다. 헬레이저의 수도사들은 조그만 큐브를 통해 소환된다. 나이트브리드의 괴물들은 누군가가 그들을 찾아오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캔디맨은 그의 이름을 반드시 불러야만 등장한다. 대체 이 모든 것들이 왜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 못하게 만들고 있는가? 그것은 바커가 가진 교묘한 기술이다. 그가 처음에 서술하고 보여준 세상은 우리들의 세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렇지만 등장인물이 취한 어떤 사소한 행동만으로도 그 세계는 이세계로 변모한다. 그리고 또 절정과 결말의 부분에서, 그들의 세상은 다시 한번 우리들과 흡사해진다. 하지만 초현실은 이제 그들의 세상과 공존한다. 예전엔 전혀 있을 수 없었던 일들은 더이상 불가능하지 않다. 비록 예전과 흡사한 처지로 돌아왔지만, 바커가 만들어넨 기괴한 초현실은 여전히 벽 너머에서 주인공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것이 바커의 판타지를 몽환적으로 만드는 이유이다.

토쳐드 소울즈도 이러한 특징을 그대로 대습하고 있다. 아고니스테스는 핀헤드와 마찬가지로 고통의 미학을 설파한다. 헬레이저 시리즈의 3부작에서 악마로 변한 핀헤드가 보여주듯이 그들은 핸드메이드(handmade)를 만들어낸다. 역시 토쳐드 소울즈의 결말은 비현실과 현실의 공존이다. 프라모디움과 도시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괴물들은 존재한다. 그들은 사라지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사는 처지가 되었다.

토쳐드 소울즈의 문체는 여태껏 바커가 보여주었던 문체와 전혀 다르다. 이 소설에선 단조롭지만 보다 시적인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특징들은 그의 소설을 예전보다 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와 같은 고딕 호러와 흡사하게 만든다.그가 고딕 호러를 얼마나 잘 계승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될 것이다.

토쳐드 소울즈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디자인들은 "헬레이저"시절보다 자극적이지만 더 통속적이다. 가장 창조적인 형상의 탈리삭조차도 멕팔레인사의 몬스터가 보여준 상상력과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아마 토쳐드 소울즈가 2001년에 발매된 제품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여전히 바커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들에게 주요한 혁신들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 그를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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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작성입니다. 본인이 슬럼프라서 그런지 글을 좀 허접쓰레기처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__)
by 사후경직 | 2005/09/28 08:30 | 그 외 | 트랙백 | 덧글(0)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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